한창진 (전)여수넷통 대표, (현)여수시민 감동 연구소 소장
오동도와 남해도 사이 여수해만에 많은 외항선들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척도를 알기 위해 선박 수를 헤아려 본다.
그곳에 선박들이 모여있는 것은 그곳이 선박 주차장 묘박지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선박들은 묘박지에서 광양항과 삼일항으로 입항 순서를 기다린다.
기다리면서 장기간 항해에 따른 해상 급유를 하고, 식수와 식량, 음식재료 등을 제공 받는다.
또, 세관과 검역소로 부터 입출항 절차, 전염병 검역을 받는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화물을 선적하기 위해 평형수를 빼낸다.
평형수는 빈 배로 운항했을 때 선박의 기울어짐과 균형을 잡기 위해 집어넣는 바닷물이다. 삼일항과 광양항에서 화물을 실으려면 묘박지에서 평형수를 뺀다.
평형수를 빼내면서 유해생물이 바닷물 속에서 자라고 있을 것을 우려해서 세계적으로 유해생물을 죽이는 시설을 갖추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유해종이 퍼져서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여수에서는 평형수를 버리면서 기름 찌꺼기가 함께 배출되는 사고가 생겨서 여수와 남해 환경단체들이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있다.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오염시킬 우려가 많은 감시 대상이 바로 묘박지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핵 폐수 무단 투기가 논란이 되면서 평형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일본은 핵 폐수 투기가 시작되면 해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4년이 걸린다고 한다.
여수산단, 광양컨테이너부두, 광양제철은 일본으로 선박을 통해 제품과 원료를 운송하고 있다.
일본에서 하역한 후 선박에 평형수를 채워넣고 삼일항과 광양항에 입항하면서 묘박지에 평형수를 버리게 된다. 그러면 핵 폐수는 당장 여수 바다에 순식간에 퍼진다.
이러한 우려에 해수부는 일본을 다녀온 선박이 우리나라 수역에 들어올 때 평형수를 버리기로 했다. 그것이 지켜질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수역 근처이면 여수를 포함한 남해안이 방사능 테러를 당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일본은 도쿄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핵 폐수 해양 무단 투기 방침을 포기하고, 일본 지역 지하에 영구 매장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국제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기 반대를 요구해야 한다.
"여수 바다는 핵폐기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