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스코티시 오픈`에서 로리 맥길로이 선수가 우승했다. 이 대회는 디 오픈(THE OPEN) 바로 앞에 열리는 전초전 같은 대회라 관심을 끌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가 스폰서를 맡아서 한국 골프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대회 첫날부터 안병훈 선수가 선두로 올라가서, 그의 우승과 디 오픈 출전권에도 궁금증을 유발했다. 셋째 날은 로리 맥길로이 선수가 선두로 올랐고 김주형 선수가 한 타차 뒤진 2위였다. 우승은 로리 맥길로이가 예약한듯 보였다. 하지...
D- 365 작년에 제주도 (돌 문화 공원)에서 썼던 엽서가 오늘 집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제주도를 여행하다 들렀던 (돌문화 공원)에서 서로에게 보낸 엽서다. 이제 일 년의 시간이 지나 수취인에게 전달된 거다. 우편물 수거함에서 세 장의 엽서를 발견했을 때는 좀 놀랐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고 있던 어떤 물건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내가 쓴 글을 읽는 쑥스러움으로 엽서를 보자 한 자리에 앉아 엽서를 고르고 쓰던 그때가 생각났다. 셋이 보낸즐거운 시간과 행복했던 순간이 추억의 이름으로 다가왔다. 붉은색의 ...
누군가 당신의 ‘알까기’를 보고 있다. 오랜만에 동문 골프대회에 갔다. 한동안 못 갔는데 분위기를 잘 띄우던 후배 한 명이 보이질 않아 물었다. “걔??? 쪼잔해서 부르지도 않아.” “무슨??” “걔하고 공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겨. 미리 공을 흘려놓고 화단으로 간 공을 찾으러 가서는 돌아 나오면서 ‘여깄 ~다’하질 않나.” 얘길 들었는지 곁에 있던 후배가 거든다. “ ‘알까기’정도는 참고 넘어가. 문제는 자기가 안될 때 게임을 훼방 놔버려. 심지어 남의 공을 발로 차 버리기도 한다니까.” 골프에 관한 얘기를...
어떤 운동 종목이든 랭킹 간의 실력 차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상대적인 경기에서는 확연하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며칠 전 열린 한국과 브라질과의 축구경기를 통해서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끔 랭킹이 낮은 팀이 높은 팀을 이기면 `이변`이라고 하거나 `기적`이란 표현도 서슴지 않고 쓴다. 하지만 골프에서 랭킹은 불가해한 측면이 있다. 랭킹이 높은 선수가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가끔은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경우도 있고 앞 대회 우승자가 이번 주 대회에서는 컷 탈락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일...
‘연습 벌레’ 라고 불릴 정도로 성실하고 열심히 연습장을 나오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의 연습 강도는 남 달랐는데 한 번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쉬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간간히 담배를 피우거나 차를 마시기 위해 모여 잡담을 하다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부여된 시간을 남김없이 연습하는데 쓰는 친구였다. 하루는 연습하다 땀을 닦으려고 클럽을 쥐고 있던 왼손을 펴려는데, 손가락이 움직여지지 않고 그립에 붙어버린 느낌이 들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조개에 달라붙은 불가사리처럼 손가락이 그립을 움켜쥐고 있어 오른 손가락...
은행나무가 자신의 발치에 노란 잎들을 떨구고 가을을 증거 하는 날이었다. 11월은 인디오 달력에서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이다. 아직 멀리서 보면 잔디의 푸르름도 느껴지고 곱게 물든 단풍이 앞산의 풍경을 가깝게 보이게 하는 날 라운드를 했다. 골프는 누구와 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이성보다는 동성끼리가, 나이 차이가 나는 동반자보다는 비슷한 또래끼리가 더 치열하고 재미있다. 오랜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다 보면 재미있는 대화가 많이 오간다. 특히 유쾌한 친구들이 있으면 라운드의 재미는 배가 된다. 첫 번째...
몇 년 전이었을까. 롱 퍼터를 든 아담 스캇이 그린 위로 올라오는 장면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한 적이 있었다. 수려한 용모와 큰 키에 어울리는 긴 퍼터는 전사의 긴 창처럼 그를 돋보이게 했다. 퍼터를 들고 그린 위로 오르는 선수를 보다 보면 마지막 혈투를 앞둔 글레디에이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의 묘미를 알기 시작하면서 스코어에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타수를 줄이기 위해 하는 연습법으로 100m 이내의 샷과 50m 이내의 어프로치샷을 통해 홀에 붙이고자 시간을 많이 쏟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그린 ...
' 디 오픈 '(THE OPEN)은 가장 오래된 스포츠 경기다. 작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 2021 년에 열린 149회 대회는 갤러리들의 함성 속에서 치러졌다. 아마 재난이나 전쟁 때문에 열리지 못한 기간까지 합산해서 계산한다면 이 대회의 횟수는 더 많을 것이다.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 알려진 것만큼 기록되지 않아 잊힌 것도 그만큼 많으니까. 골프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 번갈아 열리는 이 대회를 보면 골프의 원시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의 링크스 코스, 목...
골프대회의 명칭은 초청받은 선수만 참가할 수 있는 '인비테이셔널 invitational'이 있고 아마추어를 비롯한 모든 선수에게 개방한다는 의미의 '오픈 open'이 있다. 그 외에 프로 선수들만 참여하는 '챔피언 쉽'과 '클래식'이 있으며 그 외 대회 성격에 따라 마스터스, 매치 플레이, 챌린지, 프로암, 채리티라는 이름으로 대회명이 결정된다. 골프 경기방식은 크게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 플레이'로 나눌 수 있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정해진 홀을 마친 후 타수의 총합이 가장 적은 선수가 이기는 게임으로 거의 모든 대회가 채...
봄이 되자 꽃들은 줄지어 피어나고 나무도 새 옷으로 단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냇가의 버드나무도 연둣빛으로 물이 올랐고 느티나무 가로수는 새 잎이 허공에 매달린 모빌처럼 가지 끝에 떠 있습니다. 야산이나 도로가에서 흔히 보이는 오리나무가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온 골퍼처럼 겨우내 달고 있던 까만 방울 사이로 순한 연두색 새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오는 골프장은 변하는 풍경으로 매일 새로워집니다. 잔디는 이제 발아하는 씨앗처럼 싹을 내밀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날씨가 좋아 골퍼를 유혹합니다. 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