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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핵심은 무엇일까(2) ‘역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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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핵심은 무엇일까(2) ‘역설의 시’

시창작의 핵심은 무엇일까(2) ‘역설의 시’

이민숙.png

이민숙 샘뿔 인문학 연구소 소장 (시인)

 

 

 

 

 

팔을 다쳐 깁스를 하고 오니 너나없이 반긴다

염려가 아니고 환대다

식당 여자는 껴안을 듯이 두 팔을 내밀고

데면데면하던 이웃도 나를 보더니 얼굴을 편다

좌회전하던 먼 이웃도 우회전하며 손을 내민다

 

 

혁대 풀고 거웃까지 보여가며 봐봐 나도 석달 고생했다고

한여름에 얼마나 개고생이냐고 운전은 되냐고

팔 아니라 대가리였으면 좆 됐을 거 아니냐고 말은 그렇지만

정작 재앙의 기억들을 떠올렸을 것

재앙이 가져다준 새잎 기억들을

 

 

탈 없기를 원하지만 말짱한 것은 뻔뻔한 콘크리트

망가진 뒤에야 간신히 새잎이 열리는걸

 

 

지난날의 우리가 부서지지 않았더라면

별들이 나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이라는 거울 앞에 내가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가까운 죽음 나의 죽음이 기다리지 않는다면

미래가 말짱할 곳은 사막뿐 재앙이 준비돼 있지 않다면

우린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을 것

 

 

행복은 수백갈래지만 재앙은 한곳을 향해 있어

우리 모두 한곳 재앙을 바라보면서 얻는 구원은

서로 손을 뻗어야 한다는 것

아름다움을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

 

 

그리하여 경험하지 못한 대홍수의 기억이

사소한 일에도 우리 모두를 뒤흔들어놓기도 한다는 것

 

 

-<재앙의 환대>전문/ 백무산/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창작과비평

 

 

#‘재앙은 환대 받을만한 사건인가? 우리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안전하지 않고, 사랑이 깁스를 해야 할 만큼 탈이 났는데 그것이 누구의 얼굴을 펴게 하고 좌회전하던 그 등의 써늘함에서 우회전으로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고 손을 내민다.

 

 

바로 재앙의 진면목이라고 화자는 말한다. 그 사태를 통해 기억들은 그로부터 비롯된 새잎 기억들을 재상영해 낸다는 것이다. 말짱한 것들은 콘크리트라고, 그러나 기어이 부서져야만 간신히 새잎의 길이 열린다고 한다.

 

 

#‘죽음은 우리네 가여운 생의 깨우침에서 가장 거대한 칼로리원인가? 그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깨우친다니? 수많은 행복의 갈래가 아니라, 한곳 재앙(죽음)을 바라보면서 구원에 이른다는 것. 사랑도 비참도 재앙도 어쩌면 그러한 구원을 향한 대홍수라는 것이라니... ...

 

 

#시는 역설의 산물이다. 당연하다 그 이유, 삶이야말로 역설이니까. 예기치 않은 역설적 사태도 많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삶의 사태가 필연적 역설이다.

 

 

태어남과 죽음, 환희와 고통, 빛과 어둠, 더 말해 무엇하랴? 우연이라는 껍데기가 아차 그러한 필연의 형상들을 살짝 속이며 우리의 하루를 이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착각이 한시라도 생의 진실을 외면하게 하면서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할 뿐. 그렇다고 운명만이 생의 모든 것인가?

 

 

필연이 운명이라면, 역설도 운명일 터, 무엇 하나 시적 창조의 언어를 비껴가지 않으리.

 

 

죽은 자에게 바칠 꽃을 들고 서 있는데

벌이 날아와 앉네

 

 

꽃은 이곳과 저 너머 사이에 피어

단절의 아픔에 위안을 주고

 

 

남은 자들은 인연의 안타까웁을

향기로 이어보려는데

 

 

꽃은 다만 자신의 생리를 다해

절정의 가쁜 빛깔을 토해내고

 

 

나는 앞에 선 여인의 진한 머릿결

향기에 발을 헛디디고

 

 

저 개새끼 때문에 내가 왜 우냐고

퍼질러 앉아 펑펑 우는 검은 상복의 여자

 

 

벌은 하루치의 삶에 몰두해 있고

죽은 자 앞에서 나는 벌겋게 삶에 취해 있고

 

 

-<조문>전문/ 백무산/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창작과비평

 

 

# ‘꽃과 향기와 절정의 빛깔과, 벌과 여인의 진한 머릿결의 향기와, 하루치의 삶... ...죽은 자를 기억하고자 하나 이미 단절된 필연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고 있다.

 

 

그 시간의 풍경은 지나가면 사라질 헛발질인가? 꽃은 늘 피지만 그냥 피어있지 않다. 그 향기 절정의 가쁜 빛깔을 토해낸 뒤 지고 만다. 삶은 꽃인가?

 

 

죽음은 꽃인가? 꽃으로 표현되는 그 역설이 조문의 날을 꽃피우고 있다. 시는 조문의 날을 꽃 피우는 언어의 유희다.

 

 

그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니 그것을 형이상학이라고만은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일 것도 같다. 늘 언어는 존재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

 

 

꽃이라는 시를 피우고자 하며. 그러나 존재는 영원한가?

 

 

금세 시들어 버릴 꽃이 시다.

 

 

시인들은 저 새끼 때문에 내가 왜 우냐고하는 여인처럼 퍼질러 앉아 상복의 시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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