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진 (전)여수넷통 대표, (현)여수시민감동연구소 소장
여수에서 인력소개소를 운영하는 지인이 일할 사람 소개를 요청한다. 4월 중에는 여수산단 여러 대기업들이 대정비 보수 공사를 한다. 하루 일당 17만 원에 3개월 동안 일할 노동자를 구한다. 정비 회사의 요청에도 마땅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보지에 구인 광고를 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여수는 지금 구인난이다.
여수시가 '2023년도 일자리 대책 세부 계획’을 확정 하여 시 홈페이지와 지역 고용정보 네트워크에 공시를 했다. 모두 1만2,506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일자리 창출 핵심전략은▲소통과 화합을 통한 일자리 행정혁신(377개) ▲미래산업 육성과 주도적 기술인재 일자리 창출(463개)▲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일자리 균형성장(373개)▲시민중심의 일자리 복지 도시 구현(1,129개)등 이다.
문제는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은 대기업, 정규직이다. 일용직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은 일자리가 있어도 직원을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3월 6일 준공한 여수국가산업단지‘디렉스폴리머’APAO(무정형폴리알파올레핀)생산공장이좋은 사례이다.
디렉스폴리머’는 DL케미칼의 자회사이자 외국인 투자 합작 기업으로 1,700억 원이 투자됐다.이번 공장설립으로 연간 4만톤의 핫멜트 접착소재(APAO)를 생산하게된다.
APAO공장의 설립으로 친환경소재의 국산화, 지역 생산품 및 지역 기업이용, 8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고용 효과는 미미해서 좋은 일자리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수지역 제조업체들의 경기전망지수 추이>
여수상공회의소(회장 이용규)가 지역 내 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2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전망치를 내놨다. 조사결과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 ‘89.4’에서 크게 오른 ‘102.9’로 조사됐다. 기업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특히 주목된 부분은 석유화학 연관업종은 지난 분기대비 13.9 상승, 일반제조 업종은 지난 분기대비 12.9 상승하면서 업종에 구분없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국내 경기 침체가 여수산단에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해서 우려를 했으나 좋은 전망이 나와서 지역으로서는 다행이다.
어느 지역 기업체 CEO와 면담에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LG화학이 충남 당진에, LG MMA가 울산에 공장을 신설한다고 한다. 여수산단 공장과 연계된 공정인데도 여수산단에는 공장 부지가 없어 불가피하게 타지에 공장을 짓는다는 것이다.
여수시 2023년 시정 운영계획의 미래 핵심 신성장 신산업 육성으로 율촌제2산업단지 조성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에 율촌2산단이 완공되려면 앞으로 1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광양만 준설토 투기장 마련 때문에 크게 서두르지 않는다.
‘디렉스폴리머’APAO(무정형폴리알파올레핀)생산공장은 산단 내 부지를 확보해서 착공 후 1년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와같이 육상에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광양만은 선박 입출항 항로 확보 문제 때문에 더이상 매립할 연안이 없다.
대규모 공장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뮤엇보다 부두가 필요하고, 부두는 수심이 깊어야 한다. 대포농지는 항공기 이착륙에 장애가 되는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어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공장은 지을 수 없고, 경공업단지 밖에 할 수 없다.
그래서, 추천한 곳이 신덕동과 상암동이다. 부두 조성 여건이 좋고, 너른 농토가 있어 공장 부지로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한 때 여수상공회의소와 전남도가 산단 조성을 추진했으나 부지 조성 비용 때문에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설명에 수긍이 가지만, 기존 여수산단의 고용 효과와 지역 경제 기여도, 환경 오염 등을 보면 더이상 석유화학공장 확장은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지역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가 필요하고,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문제이다. 시민사회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