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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의 노래와 그리고 시조(時調)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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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의 노래와 그리고 시조(時調) 한 수

나의 생명의 노래와 그리고 시조(時調) 한 수

김상훈.jpg

김상훈 수필가 

 

 

기분이 좋을 때 흥얼거리는 노래 한 곡쯤은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배웠던 봄이 오면을 부르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히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 주’, 라는 마지막 대목에선 아주 신이 나서 목소리를 길게 빼며 트롯의 한 구절처럼 구성진 음성으로 함께 따가 주우우우!’ 라고 소리치면서 스스로 희열을 느끼곤 합니다.

 

 

, 기분이 조금쯤 저조해 있을 때도 어김없이 이 노래를 불러서 우울했던 분위기 자체를 반전시킵니다.

 

 

희한(稀罕)한 것은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대다수의 경우 언짢았던 기분이랄지 어느 한 곳에 막혀있었던 부분이 금세 풀린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뭐라 할지 모르지만, 나의 경우 감히 이 노래를 생명의 노래라고 불리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좋을 때도 봄이 오면 이요 울적할 때도 함께 따가 주우우우!~ 하고 흥얼거리면 그냥 술술 풀린다는 얘깁니다.

 

 

딱히 어느 때까지일지 확실한 기약은 없지만, 70 나이를 넘겼으니 적어도 내가 생을 다할 때까지 스스로 이 생명의 노래는 계속되리라 예견해 봅니다.

 

 

그러나, 이 노래를 작사한 파인 김동환은 소설가 최영희의 부군으로서 국경의 밤, 승천하는 청춘, 해당화 등의 좋은 시를 남겼던 시인이었지만 적극적으로 친 일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시라야마 아오키(白山靑樹)라고 창씨개명을 했고, 6.25 전쟁 때는 납북되어 북한에서 납북인사들로 구성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사망한 옥에 티가 있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중학교에 입학한 후 최초로 음악 교과서를 통해서 소프라노를 전공했던 아름다운 여선생님의 유려한 해설까지 들으면서 맨 처음 배웠던 추억의 노래임에 방점을 둡니다.

 

 

또 한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긴 세월의 흐름에 작사가의 옥에 티에 대한 부분은 그가 그림처럼 푸르게 읊조린 3절의 미려한 시 구절구절에 하얀 옥양목처럼 순수했던 시절에 내가 그토록 동경해 마지않았던 대상이었다는 이유로 덮어두어야지 하는 다짐을 늘 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 중학교 1학년 때 국어책에서 배웠던 최초의 현대시조 한 수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은이와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누님이 없는 나에게 시인은 당신의 누님을 생각하며 애틋하고 정감 있는 시어로 나의 외로운 감성을 슬프게 자극했던 특별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지은이나 제목이 전혀 생각나지 않고 흐릿한 기억으로 시조는 3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외우는 부분은 2연까지라는 것에 대하여 우둔함과 안타까움이 항시 적체(積滯)되어 있었던 작품입니다.

 

 

이 시조 역시 내가 어떤 문학적 분위기에 젖어 있을 때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1순위의 흥얼거림입니다.

 

 

어찌 그다지도 사람의 마음을 적절하고 절절한 시어로 자극하는지 왜 그 마지막의 3연은 생각나지 않는지에 대한 애태움은 매양 절박함으로 내 마음속에서 체증처럼 머물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마음을 다스리곤 했지만, 그 언젠가는 쉬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에야 그 빗장이 풀렸습니다. 우연히 통영의 문화와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내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다가오는 이가 있었습니다.

 

 

통영 하면 유치진, 유치환 형제와 박경리, 윤이상, 전혁림, 김상옥, 김춘수, 전옥숙, (영화감독 홍상수의 모친) 등의 작고한 예술인들이 많은 예향의 고장입니다.

 

 

마침내 초정김상옥(草汀金相沃)이란 시인이 얼핏 둔감한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 여기에 바로 답이 있을 줄이야! 드디어 오늘 그렇게도 입에서만 빙빙 돌며 나를 괴롭혀 왔던 시인과 그의 봉선화라는 시조 작품 3연을 온전하게 가슴으로 흠씬 품어보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소개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봉선화

 

 

비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 하시리.

 

 

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 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노나.

 

 

읽으면 읽을수록 외우면 외울수록 누님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절절히 그려 나가는 멋진 시조 작품입니다.

 

 

특히 3연의 첫째 시작 부분인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이렇게나 기막힌 대목이 생각나지 않고 애태우더니 오늘에야 그 민낯을 보는 기쁨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것은 전율이었고 실제로 헤어졌던 누님을 60여년 만에 만나는 그런 느낌과 설래임이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래는 봄이 오면”. 시조는 봉선화가 나의 최고의 노래임과 동시에 나의 최고의 애송 시조 즉, “나의 생명의 노래와 시조가 될 것입니다.

 

 

기분이 좋고 그름을 아랑곳하지 않고 봄이 오면을 부르면서 희열을 느낄 것이고 시름은 잊을 것입니다.

 

 

, 감성이 메마르거나 영혼이 허기져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있을 때는 어김없이 봉선화의 반만 벌인 분홍 꽃망울과 꽃물 들이던 하얀 손톱과 힘줄이 선 꿈속에서조차 아련했던 누님과의 만남을 옷깃을 여미어 읊조리면서 내 인생을 조화롭게 경영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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