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개학이다. 학생들에게는 조급한 마음이 들게 하는 답답한 시간이다.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며 뭔지는 모르지만 원대한 목적을 설정하는 학생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등교가 싫어서 좀 더 긴 방학을 아쉬워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원대한 계획을 세운들 그것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허망할 지라도 그런 준비가 있는 아이를 보며 우리 부모는 희망을 갖는다.
부모나 아이들이나 모두 약간의 두려움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섞여 미묘한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 이 시기의 묘미이다.
이럴 때 아이들에게 부모나 선생님이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그것은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 어떻게 달라질 건가 하는 물음이다. 이런 물음은 조급함만을 더하게 한다.
묻지 않고 간단하게 잘할 수 있어 또는 즐거운 일이 많을 거야 하는 응원이 오히려 반가울 뿐이다.
그건 우리 부모도 모르는 새로운 경험을 우리 아이들이 미리 예견하고 알 수는 없을 테니까!
학교는 경험의 장이다! 경험이 없는 또는 경험이 어린 아이들에게 현자처럼 움직이라 하는 것은 어려운 추상일 뿐이다.
또한 옳고 그른 것을 가치 없이 가르치는 것일 뿐이다. 단지 이제 마지하게 될 새로운 학년의 경험과 가치를 희망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좋은 경험만 있으라고 추려주는 것은 현명한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까지 부모의 잣대로 세세하게 계산해서 경험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건 부모의 경험일 뿐이다.
새로운 경험을 신나해 하는 아이들은 성장의 폭이 크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부모님은 참 멋진 부모이다.
경험은 도전이고 그 도전에서 얻은 가치는 다른 여러 가지 당면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로 고스라니 남기 때문이다.
이런 수많은 도전의 경험이 실패를 거듭하고 반복된 경험으로 지속해서 축적된 자들을 우리는 능력자라고 한다. 능력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말이다.
도전을 두려워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위축되고 한정된 경험만 제공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경험은 규격화된 시스템에 잘 적응하게 할 뿐이다. 그 뿐이다. 그래도 그런 경험이 나쁘지는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나 손해는 끼치지 않은 테니까! 하지만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능력자는 되지 못한다. 경험이 없으니까!
뜨거운 불에 데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불의 무서움을 오감으로 적응하지 못한다.
불에 데면 뜨겁다는 것 그리고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의 경고나 하면 안 된다는 지식으로만 알 뿐이다.
뜨거운 불이나 물에 덴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단순히 뜨겁고 아픈 것만 아니다. 상처의 변화에 따른 여러 변화를 경험하고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경험한다.
그리고 그 상처를 우연히 여러 차례 경험한 아이들은 그 경험이 적은 어른보다 더 자연스럽게 다양한 대처 방법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그런 상처를 입게 되었을 때 그들에게 치료법까지 전수한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능력이다.
좋은 경험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일찍 버려야 한다. 실패한 경험은 나쁜 경험이 아니다.
한 번도 실패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영광의 순간에 그것이 영광인 줄 모른다.
삶의 기쁨을 경험하기 어렵다. 실패한 사람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본인이 얻고자 한 결과를 얻었을 때 그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 그리고 몰입한다. 순간순간 몰입을 경함하는 아이들은 그 기쁨과 희열을 알고 느껴 보았기 때문에 지루한 반복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공자 또한 “가장 위대한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음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데 있다.”라고 말했다.
곧 경험은 도전과 다르지 않다. 아이들마다 현명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 주는 인생의 선물이다.
경험의 가치척도는 없다. 경험은 모두 다 가치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사회 구성원들에게 절대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면 모든 경험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아빠의 지갑을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갖기 위해 손을 댄 어린아이가 경험하게 될 회초리나 비난 그리고 사랑의 타이름은 아이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다.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 경험이 일깨워 준 소중한 사회적 가치는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보다는 더 단단한 규범과 도덕으로 남게 될 것이니까!
우리 아이가 힘들어 할 때 그 아이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에 겁을 먹고 당황해 할 뿐이다.
그런 아이에게 ‘하지마라’, ‘가치가 없다’ 등등의 제재나 가늠좌 지도는 좋지 못한 교육이다. 실패한 경험에 응원을 하고 옆에 있어주는 것으로만 딱 그 정도로만 부모의 역할이다. 이래라 저래라는 부모의 경험이다.
경험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 경험이 어른이 보기에 어리숙하더라도 실패할 것 같더라도 잠잠히 지켜보며 응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의 꾸준한 노력과 도적이 반복될수록 그는 그 경험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은 직선으로 가는 것이다.
참 빠른 목표 도달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능력에 박수치고 칭찬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빠른 도달을 가능하게 한 능력 속에는 경험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능력의 차이니까! 시간의 차이는 나더라도 실패를 경험하고 위기와 극복을 반복한 사람이 특정한 목표에 도달 했을 때 그때 그의 능력은 견고한 성처럼 그 사람의 인생을 지켜준다.
크기가 다르다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가 다르다고 그 사람의 경험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지위가 다르다고 그 사람의 경험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만이 유일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가 없었던 사람들이 하는 경험이다. 딱 그 정도이다.
우리 아이들은 매일 매일이 새롭고 기대되는 모험으로 가득하다. 그런 세상 담대하게 모험을 떠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단 부딪쳐보렴 힘들 때 내가 너의 옆에 있어줄게. 세상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네가 경험하는 세상에 너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끼리 위기를 극복하며 함께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