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립은 패륜(敗倫)적 드립의 준말이다. 상대방이 감정이 상하도록 부모님이나 윗사람을 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패륜적인 언행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게임이 잘 안될 때 상대방의 감정을 흐트러뜨리기 위해서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결국 어떤 개인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의 감정을 무너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패드립을 한다.
이런 가치관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 문화적 원인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패드립이 학교에서 늘어나고 있고 그 심각성을 학교나 교사 학부모는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최근 일선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 유발행위 가운데 으뜸은 패드립이다.
내가 재직하는 학교에서도 패드립으로 인해 일어난 작고 큰 폭력이 종종 일어난다.
패드립으로 인한 폭력은 감정이 얽힌 당사자의 문제를 상대 가족을 욕하고 목욕하여 감정을 유발시키는 폭력의 유형이다.
당사자 간 감정을 가족 중 특히 부모와 가족의 일부를 욕하고, 모욕감을 주면서 쾌감을 느끼는 형태이다.
이런 패드립은 처음에는 개인적 감정을 우회적인 용어로 바꾸어 표현하다가 상대방과 감정이 심해지면 주변 친구들까지 동원 또는 참여를 유도하여 주변 친구들까지 패드립에 물들게 한다.
주변 친구들은 그들이 하는 패드립을 구경하고 방관하다가 본인도 나중에는 덩달아 패드립을 즐기게 된다.
사실 학생들이 하는 패드립의 내용은 사실과는 동떨어진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런 가족에 대한 욕이 반복되고 심하게 되면 그들의 자학적인 욕들과 가족에 대한 거짓 루머를 다른 학생들은 사실인 것처럼 동조하여 웃으며 즐기게 되고 다른 친구의 입으로 전달되어 와전되어 자신의 귀에 되돌아 올 때 심한 모욕감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이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아픈 감정의 상처를 남기게 되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기 보단 다시 반복하거나 다른 대상의 친구를 찾아 패드립을 하게 된다.
사실이 아닌 일로 서로 상대방의 가족을 욕하고 상처를 남기는 이런 패드립 때문에 학교 폭력이나 다툼이 일어나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려 할 때 제일 큰 문제는 친구들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선생이 말리면 잠시 감정을 억제하지만 근본적인 마음 상처를 치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패드립 당사자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 학교폭력으로 확대 된다. 그리고 학교폭력으로 사건이 확대되었을 경우 쌍방의 학부모들까지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마무리가 좋지 않다.
패드립의 이유로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열릴 경우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런 패드립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결국은 교육의 문제이고 사회 문화적 요인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것들로 가족 전체를 평가하고 그 기준으로 친구를 경시하는 문화가 등장한 것도 이유이다.
혹시 여수에서 ‘부거’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부영거지라는 말이다.
웅천의 모 아파트에 사는 몇몇 선민의식을 가진 부모가 부영 임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여과 없이 표현하고 친구를 편 가르기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학생에 대한 내면적 가치는 의미가 없다.
학생의 소질과 잠재능력은 여기에서 의미가 없다. 단지 아파트와 같은 주거 형태와 재산과 같은 가정 형편등 외적인 것들로 친구를 평가하게 하는 문화가 등장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서울 경기도는 더 심하다고 한다. 아시아 경제신문 정동훈 기자의 최근 글에 월세에 산다고 ‘월거지’, 전세 산다고 ‘전거지’, 유먼시아(주공아파트)에 산다고 ‘휴거’ 이렇듯 주거차별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마저도 은어를 통해 폭력 아닌 폭력을 재미있는 것처럼 사용하는 부모의 용어 사용이 학교에서 알게 모르게 그들의 자식들에게도 전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거 형태를 가지고 이렇게 인간의 가치를 폄하하는 마당에 소외계층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공동체 의식, 그리고 학생들 상호간 배려하는 사회적 공동체 의식이 성장하기는 어렵다.
사실 학교에서 부적응은 잘사나 못사나 주거의 형태와는 상관없이 나타난다.
바람직한 가치관 교육이 잘못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성적, 부모의 재산, 부모의 사회적 지위, 부모님의 직업 상관없이 이런 패드립이나 학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된다.
학교폭력의 유형은 신체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이 있다. 이 두 유형의 폭력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상호 연관되어 있다.
사실상 신체적 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패드립과 같은 상대방에 대한 모욕감을 유발시키는 언어적 폭력이 우선된다.
‘재수없다’, ‘인간이냐’, ‘돼지ㅇㅇㅇ’, ‘너 아프리카가 고향이냐’등 이런 단순하지 않은 언어폭력이 상급 학년에 진급하면 ‘부거’, 월거‘등의 은어 표현으로 변화하게 되고 이런 뜻을 공유하는 세대 간 조롱이나 왕따나 괴롭힘으로 발전 결국 신체적 폭력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학교 폭력은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를 동반한다. 사실상 신체적 피해보다는 정신적 피해로 인한 2차적 피해가 더 큰 문제임에도 외적인 절차나 형식적 사과 그리고 피해보상이 끝나면 학교에서나 학부모는 폭력에 대한 절차나 과정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폭력의 종결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심한 내상을 남긴다.
그래서 상급학교의 진학 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나 소심하고 자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학생을 만든다. 학교 폭력의 발생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또한 보이지 않는 상처로 사회에 상처를 남기게 된다.
사회적 반문화로 자리잡게 된 학교 폭력은 결국 사회가 감당해야 할 짐이된다. 사회적 결속이 없이 어떻게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까.
결국 우리 기성세대들과 부모들의 가치관과 성숙된 언어의 표현 습관이 다시 정립되지 않고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님들 오늘 아이들과 함께 패드립에 대해 이야기 해보심이 어떨까 생각한다.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패드립과 ‘부거’나 ‘월거’같은 언어 폭력의 느낌을 같이 경험함으로 그 위험함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