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 구름많음속초21.5℃
  • 구름조금18.2℃
  • 흐림철원16.2℃
  • 흐림동두천15.6℃
  • 흐림파주14.3℃
  • 맑음대관령17.5℃
  • 구름조금춘천19.5℃
  • 흐림백령도10.4℃
  • 맑음북강릉21.1℃
  • 맑음강릉23.2℃
  • 맑음동해23.5℃
  • 구름많음서울18.7℃
  • 흐림인천16.2℃
  • 맑음원주19.6℃
  • 맑음울릉도21.5℃
  • 맑음수원18.5℃
  • 맑음영월19.2℃
  • 맑음충주19.1℃
  • 구름많음서산18.2℃
  • 맑음울진22.2℃
  • 맑음청주19.7℃
  • 맑음대전20.4℃
  • 맑음추풍령19.4℃
  • 맑음안동20.2℃
  • 맑음상주21.0℃
  • 맑음포항23.3℃
  • 맑음군산19.5℃
  • 맑음대구22.8℃
  • 구름조금전주19.9℃
  • 맑음울산22.9℃
  • 맑음창원23.8℃
  • 맑음광주19.2℃
  • 맑음부산23.7℃
  • 맑음통영20.5℃
  • 맑음목포18.6℃
  • 맑음여수21.0℃
  • 맑음흑산도19.8℃
  • 맑음완도21.5℃
  • 맑음고창19.6℃
  • 맑음순천19.6℃
  • 구름많음홍성(예)19.2℃
  • 맑음18.1℃
  • 맑음제주22.4℃
  • 맑음고산19.1℃
  • 맑음성산20.8℃
  • 맑음서귀포20.5℃
  • 맑음진주21.7℃
  • 흐림강화15.2℃
  • 맑음양평17.7℃
  • 맑음이천19.6℃
  • 구름많음인제19.5℃
  • 맑음홍천18.6℃
  • 맑음태백22.1℃
  • 맑음정선군21.3℃
  • 맑음제천18.4℃
  • 맑음보은19.6℃
  • 맑음천안18.7℃
  • 맑음보령18.9℃
  • 맑음부여19.1℃
  • 맑음금산19.5℃
  • 맑음19.3℃
  • 맑음부안20.8℃
  • 맑음임실19.5℃
  • 맑음정읍20.4℃
  • 맑음남원19.9℃
  • 맑음장수19.1℃
  • 맑음고창군20.4℃
  • 맑음영광군20.1℃
  • 맑음김해시22.9℃
  • 맑음순창군19.4℃
  • 맑음북창원23.5℃
  • 맑음양산시22.9℃
  • 맑음보성군21.9℃
  • 맑음강진군21.8℃
  • 맑음장흥20.7℃
  • 맑음해남20.5℃
  • 맑음고흥21.1℃
  • 맑음의령군22.8℃
  • 맑음함양군22.6℃
  • 맑음광양시21.9℃
  • 맑음진도군20.1℃
  • 맑음봉화19.8℃
  • 맑음영주20.1℃
  • 맑음문경21.3℃
  • 맑음청송군21.4℃
  • 맑음영덕23.3℃
  • 맑음의성22.0℃
  • 맑음구미22.8℃
  • 맑음영천23.4℃
  • 맑음경주시24.2℃
  • 맑음거창20.3℃
  • 맑음합천22.3℃
  • 맑음밀양23.0℃
  • 맑음산청21.0℃
  • 맑음거제21.9℃
  • 맑음남해21.2℃
  • 맑음23.0℃
기상청 제공
여수뉴스타임즈 로고
오고가는 길손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고가는 길손들.

작년 여름에 집터에 새로운 공간을 들이고 팬션으로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손님들을 받게 되었다.

 

가볍게는 하루 이틀많게는 한 달두 달까지 지내다 가셨다그리고국내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종종 외국에 체류하고 계신 한국분들도 오셨다또 친정시댁 식구들 혹은 신랑이나 나의 친구나 지인들이 모임장소로 머물고 가셨다.

 

얼마전에는 캐나다에서 손님 두 분이 오셨는데엄마는 한국인이고아들은 캐나다인이었다현재 아들이 제주도 국제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데, 2년 계약으로 한국에 왔다가 몹시 실망하고 1년만에 캐나다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했다.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국엄마는 캐나다 아들에게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정과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 주고 싶다 하셨다.

 

그 아름답고 독특한 문화가 있는 섬제주에서 어떻게 실망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제주도를 여기저기 둘러 보고한국 사람들도 만나 보았느냐고 묻자 학교에서만 생활하느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고 한다.

 

국제학교에서의 삶은 그냥 외국에서의 삶 그대로였다고 한다주말 같은 때제주를 여기저기 여행해 보지 그랬냐고 물으니 성격이 여기저기 적극적으로 탐사하고모험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인 엄마가 하는 말이캐나다 아들은 국제학교 교사로 세계 여기 저기 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지난번에 브라질에서 일이 즐겁게 끝나자 한국에서 한 번 일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데한국에서의 삶이 너무도 실망스러워서 돌아가려는 아들이 무척이나 안타까우셨나 보다캐나다에서 지내던 엄마는 고국에 있는 친정 식구들도 만나고아들과 함께 여행도 하고 싶어서 한국에 오셨다고 한다.

 

그분들이 오던 첫날에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오후에 도착했는데캐나다 아들은 걷고 싶다고 해서 우리 큰아들이 형을 안내해서 섬진강 길을 걷고 왔다.

 

다음날 아침구례의 우리밀빵과 잼산양치즈를 곁들여 손님들께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다그리고 아침 후아들은 우리집에서 화엄사까지 왕복 4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홀로 걷고 왔다.

 

그동안에 나는 이 한국엄마와 차를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당신이 살아오신 삶어떻게 캐나다에 건너가게 되었는지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 그리고점심 때가 좀 지나 아들이 돌아왔을 때 신랑이 부추전을 부쳐주어 손님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전을 먹고막걸리 한 잔도 마시고얘기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가고 있었다.

 

신랑은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나는 마당 벤치에 가벼운 저녁거리를 차렸다.

 

잠시 후우리집에서 한달살이를 하셨던 모자와 여자 한 분이 놀러와 자연스레 함께 어우러지게 되었다.

 

날은 그다지 덥지 않은 초여름 저녁이요하늘에는 별이 총총 뜨고마당에는 모닥불이 피워지고그 주변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얘기를 나누는 아름다운 밤이었다그러다가 장구도 치고민요나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추면서 놀기도 했다캐나다 아들은 기타를 잘 친다고 해서 그의 기타 솜씨를 듣고 열렬하게 박수치고 호응해 주었더니 무척 쑥쓰러워했다.

 

노래도 불러보라 했더니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그리고그는 장구 가락에도 관심을 보이며 배우고 싶어해서 잠시 가르쳐 주었다.

 

밤 늦도록 즐겁고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다음날 모자는 점심 즈음 떠날 예정이었다오전에 두 분과 함께 문척 맞은편 쪽 섬진강 길을 걸었다.

 

대나무 숲길과 아름다운 섬진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는 길을 걷는데너무도 좋다 하시며 나중에 귀국해서 살게 되면 여기 구례에서 살고 싶다 하셨다그분들과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고 나서 헤어졌다.

 

캐나다 아들은 눈물을 글썽글썽이며 헤어짐을 무척이나 아쉬워 했고고맙다고 연거푸 얘기했다.

 

엄마는 아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 그나마 아름답고 따스한 추억을 만들고 가서 너무도 감사하다고 얘기했다이곳에서의 좋은 기억들로 인해 아들이 나중에라도 또 한국을 찾게 되기를 바래보았다.

 

캐나다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오신 한국분은 2주를 머물다 가셨는데멋진 정원이 있고 귀여운 삼둥이와 따뜻한 마음의 부부가 사는 이런 시골집이 너무도 좋다 하셨다.

 

여름이라고 신랑의 고향 친구들도 놀러왔는데고향 친구 중 이곳에 부모님이나 친척이 없는 친구들이 가족과 함께 놀러 왔다낮에는 가까운 문수골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가고저녁에는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는데가까운 광주에 사는 친구도 우리집에 놀러왔다.

 

신랑은 이들을 위해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고기를 굽기도 하고술 한잔을 나누며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곳 지리산의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내며 맑고 그윽한 차향을 나누었다도시에서의 삶이 녹록치 않을 신랑의 친구들이 맑고소박하고 담박한 차향으로 마음의 고단한 짐들이 스르르 녹았으면 좋겠다.

 

방을 하나 새로 들이고 나서 많은 손님들이 왔다 가셨다오신 이들이 이곳에서 편안히 행복하게 머물면서 새로운 기운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다.

 

이곳 시골이 치유의 삶터치유의 공간모심과 살림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