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숙 샘뿔 인문학 연구소 소장, 시인 **그의 마음을 구성하는 원소들로부터 공감과, 존경심과, 그리움과, 참을성과, 뉘우침과, 놀라움과, 용서하는 태도를 뽑아내어 그것을 하나로 합성시킬 수 있는 화학자라면 ‘사랑’이라고 일컫는 원자를 창조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인문학의 궁극은 사랑이다. 아니 삶의 궁극은 사랑이며 사람이다.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공감, 존경심, 그리움, 참을성, 뉘우침, 놀라움 그리고 용서하는 마음’이 있다. 우리가 읽어온 책들의 작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 어려운 이야기들...아니 ...
이민숙 여수 샘뿔 인문학연구소 소장 (시인) ‘메타포’는 시인의 무기인가, 노래를 만난 가수의 영감인가, 어제 내가 본 영화는 현재의 한 언어를 잉태하게 할 수도 있는, 나에겐 하나의 메타포였다. 그는 어느 날, 아무런 생각도 없이 노랫말을 썼고 노래를 만들었고 불렀고 가수가 되었다. 그리고 시대는 그를 불의의, 아픔의 한복판으로 떠메고 갔다. 떠멤을 당한 가수는 시대를 더 똑바로 보았다. 더 가슴 아픈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그러나 아프자고 부르는 최루성 노래는 분명 아니다. 영화 보는...
이민숙 샘뿔인문학 연구소 소장 음력 정월이면 간장을 담근다. 올해엔 남아있는 간장이 넉넉해 메주 두 덩이를 가지고 담갔다가 두 달여 된 날, 된장을 분리했다. 우리 민족의 대표 발효 식품이며 양념거리, 두 식품은 소금물과 한몸으로 섞여 서로를 보듬어준 덕택에 맑고 구수한 간장과 향기로운 맛의 된장이 되어 따로 작은 항아리에 자리를 잡았다. 담겨진 날짜가 길어지면 간장맛이 깊어지고, 좀더 이른 시기에 분리하면 된장맛이 좋아진다. 내 맛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맛을 깊게 만드는 자연의 이치. 인간...
이민숙 샘뿔인문학 연구소 소장 말이 가지는 큰 가치는 신뢰에 있다. 그 말의 주인은 인간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모습들이 긍정적으로 비친다는 건 청자에게 왔던 ‘말’이라는 기호가 ‘신뢰’라는 결론을 포함할 때이다. 신(信)은 인간(人) +말(言)의 결합체이다. 믿음의 깃발은 행위이다. 그래서 언행일치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또한 신(信)=행(行)이다. 거짓말과 믿음은 멀고도 먼 사이가 되어야 한다. 왜 그러한 단순구조를 무시하고 한 인간을 평가하려고 할까. 그 울타리 안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에...
이민숙 샘뿔인문학 연구소 소장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는 결국 인간의 심성 중 가장 예민한 우울을 견디라고 한다. 우울은 늘 밖을 통하여 안으로 파고드는 사피엔스의 심리적 특징이다. 심리적 사태라고는 해도 그건 본능적으로 뭔가를 휘저음 당한 결과인 것이다. 스스로를 휘젓고 나서 소스라치게 놀라는 본능이므로 그것이 상처입은 유년이건 전생의 신화적 원형이건 분명 이유가 있다. 다만 뭐지? 라고 스스로 물어보기 전에는 저 깊은 내면에 숨어 드러나지 않으므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뿐. 시는 인간 언어의 뿌리다. 노...
이민숙 샘뿔인문학 연구소 소장 ❂우리가 무지할 때 그 무지는 우리의 감옥이 된다/우리가 지혜로울 때 그 지혜는 우리의 성채가 된다/우리가 잠들 때 우리는 그에게 취하고/우리가 깨어있을 때 우리는 그의 손 안에서 안전하다/우리가 울 때 우리는 그의 구름이 흩뿌리는 비가 되고/우리가 웃을 때 우리는 그의 햇살로 가득하다/분노와 다툼이 있을 때 그것은 그의 분노의 반향이고/평화와 용서가 있을 때 그것이 그의 사랑의 반향이다/ㅡ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루미시집』 /시공사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는 13세기 이란...
이민숙 샘뿔 인문학 연구소 소장 코로나의 위중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수 시립 환경도서관에서는 문학창작 아카데미가 열렸다. 10월, 금빛 은빛 붉고 푸른빛 나무들이 청춘을 반영하듯 아름다웠던 가을부터 찬비 세차게 내리던 지금 겨울날을 마다않고 매주 화요일을 기다려 강의실을 찾아와 준 문학지망생들, 그들에게 문학은 어디로부터의 신화적 그리움이 뿌리내렸던 것일까. 이 화려한 자본의 시대에 형체도 불분명한 언어적 추상적 시간의 집적 속에서 어떤 정신적 열매를 딸 수 있었을까. 강의를 한다고 하지만 내...
십여 년 전 여수에서 만나 결성된 문학 모임인 빗살문학이 있다. 10년을 넘게 이어오면서 감성 넘치는 시뿐만 아니라 역사적 오류를 톺아가면서 그들은 문학을 해 왔다. 정신의 결을 갈고 닦느라 고전 및 문제의식 충만한 시사적 교양서들을 읽으며 우리 삶의 현안을 토론했다.그들이 엮은 책 빗살문학이 올해11집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낸 시선집을 포함하며12번째의 저작물이다.어느 영혼이건 부침이 없으랴!그들의 지난2년은 침잠기였다.깊은 침묵 같은 시절은 그러나 가라앉아 더욱 가라앉는 것만은 아닌 것,이제 새로운 제2의 탄생,초...
우리는 원한다.누구나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더 바람직한 나라의 정치적 위상이 세워지기를,그리고 좀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많은 정치적이며 역사적인 가치의 선언이 있었지만,백범 김구 선생의 소박하면서도 진실한‘나의 소원’을 넘어서는 국가에 대한 지향점은 없었던 듯하다. 2022,국가적 중대사를 놓고 다시 한 번 백범의 글을 되새겨본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
위험한 곳인들 어떠랴 돈 키호테 그대는 간다.그대의 위대함은 모험과 모험의 언덕 너머 그 어떤 곳에서나 단 한 목표,기사도 정신을 잃지 않는 것,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사랑의 지고지순,그 누구도 함께 갈 수 없는 그 거침없는 길,소설의 서문에서 작가 세르반테스는‘친구의 말’이라는 은유적 문장을 통해 스스로의 소설을 정의한다. “... ...구태여 철학자의 명언이나 성서의 충고를 구걸할 필요가 어디에 있으며,시인들의 이야기나 수사학자들의 문장,성인들의 기적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그보다는 평범하면서도 의미있고 적절하게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