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수필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걷는 길도 좋지만, 반대로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만덕산 기슭의 다사로운 햇살을 마주 보며 걷는 길도 운치가 있습니다. 오전에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오후에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걷는 길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과 혜장 선사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걸었던 이 길에 ‘뿌리의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계절에 상관없이 어느 때 어느 시간에 걸어도 좋지만, 특히 백련사의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나 만경루 앞마당의 백일홍이 붉디붉은 빛...
김상훈 수필가 오늘은 우리 대한민국 전체를 들뜨게 했던 2002년 6월 22일 월드컵 4강을 달성했던 때, 그리고 2019년 7월 10일 메이저리그 올 스타 전에서 최고의 투구로 대한민국 야구팬들은 물론 미국의 팬들마저도 열광케 했던 영광의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류현진 선수와 히딩크 감독 두 영웅을 ”소월정의 주말엽서”의 주인공으로 초대합니다. 동시에 필자의 유치한(?) 한자 놀음의 삼행시로 그들을 소환해서 우리 민족을 하나로 만들었던 짜릿한 순간을 가슴으로 흠씬 품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상훈 수필가 추석 다음 날 친구L, J와 함께 내 차를 타고 친구B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들은 기분 좋게 한잔 씩 한 상태였습니다.그때 운전석 옆에 앉은L이“니 차에는 음악이 없냐?”라고 하면서CD의 키를 누르자 스피커에서는 나의 애창곡 클리프 리챠드의‘The young ones’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러자L은 불만스럽게 말했습니다. “용두산 엘리지나 추풍령 고개 같은 것은 없냐?” “친구,자네가 좋아할 만한 노래는 준빌 못했는데,어쩌지?”하는 나의 대답에 자칭 트롯의 황제라는L은 클리프 리챠드의 노래...
김상훈 수필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걷는 길도 좋지만, 반대로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만덕산 기슭의 다사로운 햇살을 마주 보며 걷는 길도 운치가 있습니다. 오전에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오후에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걷는 길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과 혜장 선사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걸었던 이 길에 ‘뿌리의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계절에 상관없이 어느 때 어느 시간에 걸어도 좋지만, 특히 백련사의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나 만경루 앞마당의 백일홍이 붉디붉은 빛깔을 쉼 없이 배롱...
김상훈 수필가 하심당(下心堂)! 마음을 내려놓는 집! 가슴이 뻥 뚫린다고요? 아니, 하심당? 도대체 이 알 듯 모를 듯한 곳은 어디야? 그곳에 바로 달려가고 싶은데? 예! 맞습니다. 뚫리거나 달려가고 싶은 그런 충동을 틀림없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하심당은 바로 그런 곳입니다. 하심당 당주(堂主)의 주법강독은 명쾌합니다. "술 주(酒)자를 쓰려면 세 개의 점(…)으로 시작됩니다. 이 세 개의 점 즉, 삼수변은 물 수(水)자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내 나름대로 풀이한다면 술을 마실 ...
김상훈 수필가 나는 그렇게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행복했던 유년기를 보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1950년6·25전쟁 이전과 이후 우리나라는GDP가 세 자릿수가 되지 못하는 세계 최고의 빈곤 국가였습니다. 그렇지만 배가 몹시 고팠거나 도시락을 못 싸갔던 기억은 없습니다. 다만, 똑같은 음식이 입에 물려 신물이 났던 기억은 생생합니다.전 국가적으로 식량이 부족했던 시기이다 보니 어느 특정 계절엔 보리밥만 지겹도록 먹었던 그런 기억 말입니다. 그런데 그 보리밥도 그런대로 먹을 만했지만...
김상훈 수필가 나에게는 붕우회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벗 붕(朋)에 벗 우(友) 자 즉, 최고의 친구라는 뜻을 가진 모임입니다. 1975년에 결성됐으니까 어언 47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만나고 있으니 한 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더불어 나의 생이 끝날 때까지 끊으려야 끊을 수 없고 버리려야 버릴 수도 없는 친구들과의 모임입니다. 모임의 결성 당시에는 파릇파릇 혈기왕성했던 우리는 이제 만나면 건강과 손주 녀석들의...
김상훈 수필가 요즘 젊은이들이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은 처녀 얼굴에서 수염 찾기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시대적 현상인지 세대 갈등인지 따지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서 어른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젊은이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입니다. 어느 쪽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 듯합니다. 아울러 한쪽을 비판하거나 옹호할 수도 없는 문제라서 이 상황은 상당한 우려를 안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과거보다 핵가족이나 결손가정이 많이 생겨난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론 이 문제는 젊은이들이 상상력이나 의...
김상훈 수필가 모든 면에서 미흡하고 부합하지도 못했던 아비이었지만, 너는 나의 마음을, 나는 네 마음을 서로 알고 있다는 데는 너도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동의할 수 있겠니? 동의한다면 38년 동안 너와 나의 부자로서의 갈등과 반목, 그리고 분노와 서운함은 저 태평양의 깊고 푸른 물속에 영원히 수장시켜 버려라. 그리고 솟아올라 미지의 세계로 비상하는 비행기의 양 날개에 새로운 희망과 꿈을 실어라. 그리하여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너의 가족, 새넌과 재이를 뼛속 깊이 각인시켜 그 미지의 미국 땅에 터를...
김상훈 수필가 ‘수지오지자웅(誰知烏之雌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구분하리오라는 말입니다. 까마귀의 암·수는 식별할 수 없으니 그놈이 그놈이라는 속된 의미가 있습니다. 꿩이나 닭은 암컷과 수컷을 바로 알 수 있지만, 까마귀는 온몸이 검은 데다가 크기도 고만고만해서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을 빗댄 말로 그×이 그×이라는 속된 의미를 담고 있고 겯들어 비둘기나 까치도 암수 구분이 되지 않는 과의 조류입니다. 6·1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